해남교육청, 연수 간다며 호화판 외유 물의
해남교육청, 연수 간다며 호화판 외유 물의
  • 정거배 기자
  • 승인 2005.12.28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장과 지역인사들,유람선ㆍ카지노서 식사...호주관광 다녀와
해남교육청이 일부 지역인사들을 초청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선진지 교육현장을 시찰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호화판 외유를 다녀와 물의를 빚고 있다.

해남교육청은 윤모 교육장을 단장으로 해 해남출신 서모 전남도교육위원과 지방지 주재기자 등 모두 18명이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6박7일 동안 호주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비용은 1인당 200백만원씩 해 총 3천600만원이 들었다고 해남교육청 관계자는 밝혔다.

목적은 호주 선진교육문화를 우리와 비교 체험하고 농어촌지역 교육운영 실태를 파악하기로 한 것. 그러나 실제 대부분 일정이 관광성 외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1월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이들은 호주에 도착한 이튿날 시드니 교육청에 들른 뒤 곧바로 카지노에서 식사를 했다. 이어 3일째에는 호주여자중학교를 방문하고 미시즈 맥콰리 등 유명관광지에서 하루 대부분 일정을 보낸 뒤, 4일째 역시 동부해안 관광지를 둘러보고 이어 시드니 크루즈 유람선상에서 호화판 식사를 했다는 것.

남은 일정동안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한 주요관광지를 둘러 본 뒤 국제적인 관광도시 골드코스트와 브리스 베인에 있는 파라다이스 메인비치해변, 해양공원 씨월드, 수족관 등 대부분 일정을 선진교육현장 시찰이 아닌 관광유람하는데 할애했다.

6박7일 동안 연수명분에 맞는 곳은 방문한 사례는 시드니교육청과 중고등학교 등 고작 3곳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해남교육청 관계자는 “비용 때문에 현지 교육관련 시설이나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귀국 후에도 계속됐다. 해남교육청이 세운 당초 연수계획에 따르면 연수 후 14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학부모 등을 초청해 연수보고회를 열어 관련정보를 공유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귀국 20일이 지났지만 연수보고회는 갖지 않고 지난 26일 함께 외유를 갔던 일행들을 다시 초청해 해남읍 식당에서 간담회를 한다며 식사로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연수단은 해남교육장 등 외에 전남도교육청 장학사, 해남지역 일선학교 교장과 교감 각각 2명씩 동행했고 학부모와 지역민 등을 일부 학교운영위원까지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불참해 대신 참여하는 등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해남읍 김모(49)씨는 “쌀 비준안 통과 등 농민들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혈세로 해외유람을 다녀온 것은 한심한 일이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연수는 해마다 전남도교육청이 지역교육청별로 실시하는 해외연수 계획의 일환”이라고 해남교육청 관계자는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