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50일째, 지방선거날 현지 스케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앞에는 이런 문구가 세워져 있다고 합니다"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온 국민이 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려 있는 이날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모처럼 다행스럽게 해경 경비정을 타고 사고 해역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팽목항이나 바다 모두 이날 궂는 날씨처럼 어두움과 침묵입니다
바다에도 침묵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못다핀 생명들을 삼킨 바다는 전과 같이 여전히 푸르름만 더해 갑니다.
살아있는 자 남겨진 자가 이토록 부끄러운 시대가 언제 또 있겠습니까?
출렁이는 바다 만큼이나 바라보는 눈이 시립니다
지금도 어두운 바다속에 있어야 하는 이름 모를 그들을 불러 봅니다
"이제 올라와라 함께 돌아가자"
팽나무가 많이 심어져 팽목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이제 수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그리움으로만 심겨져 가는 것 같습니다
팽목이라는 지명은 슬픔과 분노와 그리움으로 영영 우리를 붙잡아
놓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날 동안 말입니다
바람 찬 어느날 팽목항에 남겨진 많은 천막들의 안부를 걱정해야 하는
저 역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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