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3] 정부, 중국 관광객 비자면제 추진 중
[중국 33] 정부, 중국 관광객 비자면제 추진 중
  • 정거배 기자
  • 승인 2015.09.16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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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수용대책도 없이 말로만 요우커 유치
중국 여행사 사이트에서 오는 10월 1일 국경절 7일 황금 연휴를 앞두고 한국여행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여권이란 정부가 국민들에게 외국에 나갈 수 있도록 발급해 주는 국제신분증이고, 비자는 방문 국가에서 해당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사증이다. 한국의 경우 제주도만 방문하는 중국인에 대해 비자발급을 면제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무안·김해·양양공항 등 지방 7개 공항에 대해 무비자 환승공항제도를 도입, 제주도로 향하는 중국인이 이들 지방공항을 경유하게 되면 5일(120시간) 간 비자 없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를 가는 중국인들은 비자없이 무안공항에 내려 5일 간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관광을 할 수 있다.
강원도 양양공항은 이용객 저조로 한때 폐쇄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나 무비자 환승공항으로 지정된 이후 작년 이용객이 2013년 이용객의 5배가 넘었다. 청주공항은 2.5배, 무안공항은 1.3배, 대구공항은 2.2배로 공항이용객이 늘었다. 유독 무안공항만 이용객 증가가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광주·전남 지자체들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전문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참고로 무안공항을 통해 방한한 중국인은 2012년 3천433명, 2013년 2만3천25명에서, 무비자환승공항으로 지정된 지난해에는 3만1천523명으로 늘었다.

정부, 비자면제 용역 발주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중국 관광객 비자면제를 위해 관련 용역을 발주함으로써, 중국인 대상 무비자 시책이 적어도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방한 중국인 비자 면제 조치가 이루어지면 ‘요우커 쓰나미’가 예상된다.
작년 7월 방한한 시진평 국가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2015년, 2016년에 한·중 양국 간에 관광활성화를 위한 특별 조치를 취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2016년 양국의 관광객을 포함한 교류인원 1000만명을 목표로 설정,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하자고 제안했었다.
구체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관용여권과 단기여행 목적의 일반여권이면 비자를 면제하자는 것이 제안의 핵심이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9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더 긴밀해진 가운데 정부가 중국 일반인 방문객의 비자 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한국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창궐하자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던 서울 명동 거리가 썰렁해지고 제주도 역시 한산해졌다. 메르스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한국 관광산업이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한국을 찾고자 했던 중국인들은 대신에 올여름 태국과 일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9월초 여행전문 사이트 투뉴(Tuniu)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인들에게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던 관광지는 한국이었지만, 메르스 창궐로 순위가 9위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메르스 창궐로 태국·일본으로 발길

투뉴에 따르면 1위 관광지는 태국, 2위는 일본, 3위는 홍콩이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미국(4위), 대만(5위), 싱가포르(6위), 인도네시아(7위), 이탈리아(8위), 필리핀(10위) 등이었다.
중국은 각급 학교의 매년 9월 새 학년이 시작되고 여름휴가철인 7월과 8월에 매년 관광객의 35%가 집중된다.
그 뒤 한 달이 지나면서 메르스가 잠잠해진 지난 7월과 8월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국으로 건너가 직접 관광객 유치 이벤트에 나섰다.
두 단체장들의 중국 세일즈는 중국의 본격적인 여름철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에 한국여행이 이제 안전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일본 등으로 발길을 돌린 중국인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베이징으로 날아간 원희룡 제주지사는 방문해 중국의 최대 인터넷 미디어 중 하나인 봉황망(鳳凰網)과 중국국제여행사(CITS) 대표 등을 만나 중국인들에게 아름다운 제주도 여행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또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공동으로 중국 주요매체 언론인 50여 명을 초청해 '미디어 데이' 행사를 열었고 상하이와 광저우도 방문해 제주 관광세일즈 활동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8월초 베이징을 방문해 왕안순(王安順) 베이징시장과 만나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관광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관광업계 민간사절단과 함께 방중했던 박 시장은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 본사를 방문해 10월 1일 중국 국경절과 연계한 관광객 환대시즌, 우수관광상품 특별 인센티브 등 특별 지원책을 설명하며 서울 관광을 홍보하기까지 했다. 박 시장은 상하이와 광저우까지 들러 길거리 퍼포먼스까지 하면서 중국 관광객 모시기 활동을 폈다.

중국인, 작년 1억1천700만명 해외여행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지난 2010년까지는 중국을 여행한 한국인은 한해 평균 400만명,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200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한국을 방문한 중국 여행객은 지난 2011년을 깃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로 부상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게 된 중국인들의 해외여행도 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해외여행을 한 중국인들의 현황을 보면 지난 1998년 843만명에서 출발해 작년에는 1억 1천700만명을 돌파하면서 10.8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자유여행을 통한 해외출국여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4년 전체 해외출국자수(10,900만 명) 중 71.1%(7,757만 명)가 개별자유여행 방식으로 해외여행을 했다.
한국 방문 중국 관광객은 지난 2011년 220만명에 이어 2012년 283만명 그리고 2013년 432만명, 그리고 작년에는 613만명의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았다. 작년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쓴 돈은 무려 14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방한 중국 관광객들 추세를 봤을 때 몇 년 안에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혜택은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나 제주도에 한정되면서 다른 지방은 파급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마련 중인 중국 관광객 비자면제 시책은 본격 시행될 경우 광주·전남의 경우에도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10명 6명은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방한 중국 관광객 중 절반이 넘어가는 수가 80년대와 90년대 출생한 젊은층이기 때문에 이들을 타켓으로 지방정부 차원의 관광객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방문지, 제주도·서울 등 대도시에 편중

그렇다면 제주도와 서울을 제외하고 부산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를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남과 비슷한 바다와 접한 부산시는 올초에 중국 관광객을 연간 2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요우커 친화도시’를 선언했다.
중국친화도시지수(Chinese Friendly City Index, CFCI)는 한국관광공사 동남권협력지사가 중국인 관광객이 편리하고 친숙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관광수용태세를 평가, 진단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진 지수다. 부산시는 중국친화도시지수를 현재 65점에서 오는 2020년 90점으로 높여 중국 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지역관광산업을 한 단계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부산시가 마련한 중국 관광객 유치 전략으로는 첫째, 중국에서 ‘부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중국 20~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내년 10월부터 매년 중국 국경절을 활용해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와 묶어 부산시 대표 한류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인근 김해공항과 항공노선이 있는 중국 직항도시와 내륙지방을 대상으로 현지마케팅을 펴기로 했다.
다음으로 부산시는 해양관광에 관심이 많은 중국 내륙의 대도시인 시안, 충칭 등을 대상으로 부산이 갖고 있는 해양도시 이미지를 부각한 해양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관광상품으로는 연안크루즈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부산 야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부산만의 볼거리를 항공ㆍ호텔 연계한 상품과 부산의 풍광을 즐기면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요트상품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부산 강 스포츠축제와 부산국제드래곤보트대회를 연계한 패키지 상품과 해양레포츠 체험관광상품, 국제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시간 연장을 위해 넌버빌공연, 광역관광상품, 의료크루즈, 체험관광 상품 등을 다양하게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부산만의 독특하고 중요 문화유산을 엮은 ‘부산 이야기 상품’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되는 중화권 영화가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 ‘드라마와 영화에 비친 부산이야기’ 관광상품, 황령산 야경과 산복도로 등 야간경관 상품, 부산시티투어 야경코스, 계절별 지역축제 연계 관광상품 등을 홍보하기로 한 것.
부산시는 이밖에 중국인 관광객 친화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소통형 여행자 카페 운영, 대학생 자원봉사자 관광안내 통역서비스, 중국어관광통역안내사 130명 양성, 전통시장 상인ㆍ식당종사자 대상 중국어 교육, 관광안내표지판ㆍ식당메뉴판 중국어 병기 확대, 주중 유휴식당 활용한 중국인 전문식당 지정, 공항 내 불법택시행위 근절 및 택시업계 친절 서비스교육 강화, 부산의 특색을 살린 관광사업체 발굴을 위해 부산형 관광진흥기금 조성, 쇼핑편의를 위한 시내 사후면세점 확충 등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시는 또 2020년 아시아 3대 의료관광 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로 지난 6월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 동북 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의 의료기관과 여행업체, 미용업체, 언론사, 의료관광 에이전시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5 의료관광 해외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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