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의회, 앞장서서 줄서기 첨병 역할(2)
목포시의회, 앞장서서 줄서기 첨병 역할(2)
  • 정거배 기자
  • 승인 2008.04.14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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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는 중앙정치에 예속 스스로 입증
이번 목포총선에서 보여준 극심한 줄서기와 줄세우기 행태는 출범 이후 줄곧 자질논란에 휩싸여 오던 목포시의회가 첫 스타트 테잎을 끊었다.



민주당 공천심사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3월 3일 도의원 1명과 시의원 10명이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갖고 박지원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줄서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총선 참패가 예상됐던 민주당 안팎에서는 개혁공천 추진여부가 국민적 관심사였었다.

또한 박지원후보에 대한 시민적 관심도 그리 높지 않은 시기였다.

물론 나중 일이지만 민주당 정영식 후보쪽에는 같은당 소속 오승원,정석봉 등 현역의원에다가 문창부,강원암 전 의원이 합세했다. 또 선거종반에는 그동안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해 왔던 배종범·강성휘의원이 정영식 후보 지지를 선언했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열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던 지난 3월 24일 기자회견장에는 고경석,한정훈,조성오,윤양덕,장복성,박정훈 현 시의원들이 참석했다. 장복성 의원은 선거종반에 박지원 후보쪽으로 줄을 섰다.

반면에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소문난 박지원 후보쪽에는 사람들이 넘쳤다.

박지원씨는 설 명절 직후인 지난 2월 10일과 11일 이틀동안 목포를 방문하면서 목포출마를 공식 밝히고 민주당에 입당하게 된다.

민주당이 공천신청접수를 마감하고 구체적인 공천기준에 대해 논의를 시작 한 것은 지난 2월 29일부터였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시킨다는,이른바 부정·비리전력자 공천배제 원칙을 정한 것은 3월 4일 심야까지 계속된 회의에서였다.

그런데 시의원들이 박지원 후보 지지를 공식 천명한 시점은 하루 전인 3월 3일이었다.

전남도의회 황정호의원을 비롯해 목포시의회 김영수,이기정,서조원,최석호,노상익,박병섭의원 등 주로 친 정종득 시장파 의원들이 지지기자회견을 주도했다.

여기에 성혜리,박창수,조요한,고승남 등 통합 전 열린우리당 출신 시의원들이 가세했다.

이날 지지 기자회견은 외형적으로는 김영수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영수의원을 움직이게 한 보이지 않는 손은 누구인지 이미 항간에 알려진 그대로다.

당 공천심사위가 다음날인 4일 부정비리 전력자 공천배제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는 민주중앙당 분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공천자를 확정하지 않았음에도 무소속 출마까지 계산된,누군가에 의해 기획되고 준비된 기자회견이었다는 점을 눈치 채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이들 회견에 참여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나중에 확인취재하자 자기소신을 명확하게 밝힌 의원은 조요한 의원 뿐이었다.

나머지 의원들은 한결같이 “박지원씨가 지역발전 적임자이기 때문에 지지성명에 참여하게 됐다”며 말하며 박씨가 무소속 출마하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때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결국 전경선의원까지 포함한 이들은 박지원후보가 입당 한달만인 지난 3월 20일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기자회견장에서 자리를 함께하는 등 선거가 끝날 때까지 헌신봉사(?) 했다.

총선 등 각종 선거 때 같은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같은당 후보를 돕는다는 것은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에 은밀한 선거운동도 아닌 당 소속이면서 다른 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다며 공식 성명까지 발표하며 올인하는 모습은 정치도의 뿐 아니라 일반 상식까지 무너뜨린 처사임은 틀림없다.

몇몇 의원들은 박지원 선거운동을 위해 선거기간 중에 탈당을 했지만 한결같이 민주당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달라서 탈당한 게 아니였다. 선거가 끝나면 복당할 마음으로 탈당한 것이다.

탈당까지 하면서 헌신하는 등 오로지 당선을 위해 충성하는 종의 모습을 보여줘야 나중에 뭔가 있지 않겠느냐는 정치적 계산 때문이었다.

또한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이자 그들 스스로 정치이력서에 정치철새의 경력을 올려놓은 셈이다.

더 나아가 명색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민대표인 이들이 국회의원 후보의 위세라도 높여 주듯 박지원후보 기자회견 때마다 연단 뒤쪽에 병풍처럼 서있는 모습은 지방의원의 위상과 자질을 스스로 내팽게 치는 행태이며 구태정치 흉내내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지방의회는 기회있을 때마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역설해 왔다. 목포시의회도 그간 의정활동과정에서 자신들의 자질과 능력수준을 되돌아 보지 않고 ‘집행부가 의회를 경시한다“며 어린아이 투정 비슷한 항변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판에서 보여준 시의원들의 행태는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에 예속됐으며, 지방의원들은 국회의원과는 주인과 머슴의 관계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입증한 셈이 됐다.
(다음은 전직시의원 등 주요인사들의 들쥐행태를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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