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관문 녹진 종합관광안내센터가 휴게소로 ‘둔갑’
진도군 관문 녹진 종합관광안내센터가 휴게소로 ‘둔갑’
  • 최준호 기자<뉴스진도>
  • 승인 2019.10.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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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안내센터 건축예산 20억원으로 개인 사업장 차려준 것이냐

진도군이 진도 관문인 군내면 녹진에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설립하겠다며 국비 10억원과 군비 10억원 등 20억원을 투입해 건축한 건물이 개장식에서 ‘휴게소’로 둔갑해 혈세로 개인 사업장을 차려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지 관광객들에게 진도 관광지를 안내하겠다며 건물을 건축했으나, 진도대교를 넘어오기까지 진도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하나도 설치되지 않아 당초 목적이 상실된 휴게소만 건축하고 말았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진도군은 지난해 12월 군내면 녹진 진도대교 인근 1,863㎡ 부지에 건축면적 456㎡ 1층 규모의 ‘진도여행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착공해, 지난 9월 개장식을 개최했다.

착공 당시 진도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종합관광안내센터가 준공되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안내 서비스 제공으로 관광객 유치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도군은 국비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앙부처에 진도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짓겠다며 예산을 확보했으며, 공사 발주 또한 진도 종합관광안내센터로 발주했다.

그러나 지난 9월 26일 개최한 개장식에서 진도 종합관광안내센터는 온데 간데 없이 ‘진도휴게소’ 개장식이 진행됐다.

당초 건축 목적이자 건축물의 주된 용도인 종합관광안내센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편의점과 스낵바, 특산품 판매가 중점이 되는 휴게소만 부각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발생한 것.

진도군은 지난 7월 초순 까지도 진도군청 홈페이지에 관광안내센터 편의점과 스낵바의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를 내면서 ‘진도 여행안내소’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2차 공고까지 입찰희망자가 없자 3차 공고일인 7월 11일 ‘진도휴게소’로 명칭을 변경했다.

편의점은 3차, 스낵바는 5차 공고 끝에 입찰 희망자가 나타나 운영자로 선정됐지만, ‘진도 여행안내소’로 명칭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편의점과 스낵바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을 우려가 커지자 ‘휴게소’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명칭 변경과 관련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명칭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간부회의를 3차례에 걸쳐 진행했다”며 “편의점과 스낵바가 들어가는데 관광객들이 관광안내센터만 있는 줄 알고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의견이 있었고, 녹진관광지 조성계획에 ‘진도휴게소’가 포함돼 있어 관광안내 등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진도휴게소’로 결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주민 이모씨(진도읍)는 “진도여행 종합관광안내센터를 건축하겠다며 예산을 가져오고 20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는데 하루 아침에 관광안내센터가 휴게소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정부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진도군이 공공의 이익 보다 일부 업자들이 손익만을 따져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진도군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3개의 표지판이 설치돼 있으나 진도관광안내센터를 알리는 표지판은 1개도 없다. 진도군 관계자는 원형 안에 소문자 i가 안내센터를 뜻하는 기호라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특히 해남에서 진도대교를 넘어오기까지 3개의 표지판이 설치되고 1개의 돌출 입간판이 설치됐지만 진도 종합관광안내센터를 알리는 표지판은 1개도 없이 3개 모두 ‘휴게소’를 홍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외지 관광객에게 진도관광지를 안내하겠다는 건축 목적은 상실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관광객 전모씨(55·경기도 시흥시)는 “주말을 맞아 송가인 자택을 구경하고 진도 여행을 위해 진도를 찾았으나 진도대교 근처에 진도 관광안내센터가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진도 입구에 휴게소가 있는 것을 표지판을 보고 알았지만 휴게소에 들를 일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고 말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대부분 관광안내소가 함께 운영되고 있어 관광안내소 표지판 설치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휴게소 표지판에 관광안내센터 표지판을 추가 설치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관광안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국도변에 위치한 휴게소는 대부분 개인 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관광안내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최준호기자 newsjin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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