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 눈물과 한숨 소리에도 태풍 이틀 뒤 비행기 올라 ‘빈축’
농·어민 눈물과 한숨 소리에도 태풍 이틀 뒤 비행기 올라 ‘빈축’
  • 최준호 기자 <뉴스진도>
  • 승인 2019.10.3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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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기간 전후 해양쓰레기 거짓 연출 관련 장관·도지사 국감 질타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해 진도군 관내 수많은 농어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눈물과 한숨 속에 도탄에 빠져 있는 것은 물론 특별재난지역 선포 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이동진 군수가 피해 복구를 진두지휘 하기는 커녕 태풍 이틀 뒤 미국행에 오른 것으로 드러나 민심이 들끓고 있다.

특히 출장 기간을 전후해 진도군의 해양쓰레기 거짓 연출과 관련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남도지사가 국정감사장에서 호된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군수는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부적절한 행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제18호 태풍 ‘미탁’은 지난 10월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진도를 직접 강타해 200mm가 넘는 폭우와 강풍으로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농작물 74ha가 침·관수되거나 도복 피해를 입었으며, 의신면에서만 김 양식 어가 등 28억8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진도군 전역에서 총 36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안신당 윤영일 의원은 “10월 6일까지 집계된 피해만도 진도군에서 2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앞으로 피해액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시급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라남도도 진도군 피해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의신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건의해 10월 17일 행정안전부가 의신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태풍 피해 복구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피해를 입은 농어민들을 위로하고 하루 빨리 삶의 터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이동진 군수는 농어민들의 아픔을 뒤로한 채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 불과 이틀 뒤인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 동안 미국을 다녀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에 남해군 독일마을과 같은 재외교포 이주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업무 협의와 진도에 로봇연구소를 설치해 보자는 취지로 UCLA 데니스 홍 로봇 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이동진 군수의 미국행에는 비서실장과 일자리투자과장, 투자유치계장 등 4명이 동행했으며, 경비는 1인당 425만원이 소요돼 총 1,700만원을 들여 다녀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군수 일행의 미국 방문 예산은 지난 7월 상반기 지방재정 신속집행 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재정인센티브로 받은 3,800만원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동진 군수의 미국 방문 기간을 전후해 지난 9월 20일 ‘진도국제연안정화의 날’ 행사장에서 일어난 진도군의 거짓 쓰레기 연출과 관련 국정감사장에서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남도지사가 호된 질타를 받고 사과하는 상황이 빚어졌는데도 당사자인 이 군수는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빈축을 샀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0월 4일 해수부 국감장에서 정운천 의원과 김태흠 의원으로부터 “진도군 대국민 기만행위와 해수부의 관리 소홀이 해양환경보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질타를 받고 다시 사과를 해야 했다.

지난 10월 10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라남도 국감장에서는 진도해양쓰레기 거짓 연출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의 질타를 받고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유념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의신면 주민 김모씨는 “태풍으로 인해 진도 농어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태풍이 쓸고 간지 이틀 만에 미국을 가는 진도군수는 군민들의 아픔을 알고 있는 사람인지, 어느 지역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미국 방문 일정은 이전부터 계획돼 있었으며, 태풍 전에 가기로 계획했으나 일정 조정을 통해 태풍 이후에 추진했다”며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군수님이 태풍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조치를 해 놓고 출장을 다녀왔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긴 일정으로 간 것도 아니고 토·일요일과 한글날 등이 포함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방재정 신속집행 평가 인센티브를 받은 부서인 기획예산과도 일자리투자과와는 별개로 미국행 연수를 계획했으나 태풍으로 인해 연수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호기자 newsjin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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