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증발’ 목포 A교회, 5년 전에도 ‘헌금유용’ 들통
‘헌금 증발’ 목포 A교회, 5년 전에도 ‘헌금유용’ 들통
  • 정거배 기자
  • 승인 2020.03.0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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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당사자 반환으로 일단락
이번엔 파장 확산, 홈페이지에 폭로...'삥땅' 형사고발 움직임

교인들이 낸 헌금 증발사건으로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목포 A교회는 5년 전에도 비슷한 헌금유용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일부 교인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교회 재정에 대해 회계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교회계좌에 남아있어야 할 교인헌금 잔액 중 일부인 수천 만원이 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인출했던 당사자가 다시 반환해 교회 내부적으로 조용하게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글이 최근 이 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19일 이 교회 교인 김모씨는 “2015년 처음 재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하나님께선 우리에게 사인을 주셨다고 본다. 한 번의 기회를 놓침으로 또 다시 찾아온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지만...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온 교회가 하나님 앞에 간절하게 기도하자”고 썼다.

5년 전 헌금 유용사건은 교인들 간 합의를 통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고 덮었다는 점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이번 헌금 증발사건과 관련 송모 교인은 지난 3일 교회 홈 페이지에 ‘십일조 절도사건의 내막’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지난 1월부터 교회에서 있었던 과정을 상세하게 폭로했다.

송씨는 “작금의 우리교회 상황을 궁금해 하시는 교우 여러분에게 알린다”며 “십일조 절도사건의 발단은 1월 중순경 모 집사님이 연말정산을 위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 받았는데 실제 헌금 액수와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담당 장로님에게 확인을 요청했는데 집사님이 착각한 것 아니냐”며 오히려 불쾌감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여러 신도들이 확인한 결과 90%이상이 (헌금액이) 틀린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또한 지난 2월 16일 안수집사회의에서 ▲ 담당집사가 수천만원에서 1억 정도가 증발했다고 발언한 사실 ▲ 교회 재정부 사무실에 매주 빈 헌금봉투가 수두룩하게 쌓인다고 발언 사례 등을 폭로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지난 2월 18일 저녁 교회 2층 예배당에서 열린 중직자 간담회 자리에서는 담당집사가 안수집사회의 자리에서 했던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참석한 장로 등 교인들 간 격론이 벌어졌고 재정 담당 장로 2명을 제외한 5명의 장로들은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일 집사 이상의 직분을 가진 교인들이 모이는 회의인 제직회에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사라진 십일조 헌금이 1억 600만원에 이른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일부 교인들은 전수조사를 할 경우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인 최모씨는 지난 3일 교회 홈페이지에 “정말 한심하고 부끄럽다. 하나님께 드리는 정성을 도둑질 당했는데 어떻게 예배드리고 찬양을 해야 할까요”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A교회는 이번 십일조 증발사건을 둘러싸고 교인들 간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분명하게 책임소재 등을 짚고 넘어가자’는 측과 ‘은혜롭게 조용하게 처리하자’는 교인 들 간 입장대립 때문이다.

한편 일부 교인들은 4일 밤에 있을 당회(담임목사와 장로들이 참석하는 회의) 결과를 지켜 본 뒤 헌금증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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