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 진 혼을 기리며
타국에서 진 혼을 기리며
  • <기 고>전남서부보훈지청 김민영
  • 승인 2020.06.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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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장미가 유난히 붉은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쳤던 호국전사들의 희생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과 현충일을 지정해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유가족에게 보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만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룬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들이 있으니, 22개국에서 파병돼 타국의 외로운 혼이 되어버린 해외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그들의 유가족이다.

지난 달, 국가보훈처는 매년 진행하던 해외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 100만장을 해외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에게 지원했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히 인도적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이 해외 참전용사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며,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고 있다는 진심어린 메시를 전달한 것이다.

이러한 국가보훈처의 노력은 참전국들과의 외교적 결속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고, 국제적 위기나 재난이 닥쳤을 때 함께 돕고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신뢰의 다리를 만든 것이다.

6ㆍ25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 됐지만 아직도 UN군과 국방부의 합동 유해발굴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유가족들은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며 파병용사들의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염원하고 있다.

과거의 아픔은 언제든 되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하고, 그들의 희생을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역사교육과 더불어 보훈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골목길 모퉁이와 담벼락에 핀 붉은 장미를 보며, 꽃 피우지 못하고 타국에서 져버린 외로운 혼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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