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신비 ‘해남청자 재현전’ 도자사 새로운 장
천년의 신비 ‘해남청자 재현전’ 도자사 새로운 장
  • 박광해 기자
  • 승인 2020.11.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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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화당초문매병, 철화목단문장고, 철화대반, 등 50여점 .

전라남도 기념물 제220호로 지정된 해남군 화원면 신덕리 일대 청자요지서 ‘불창시설’이 있는 대형가마(50m추정)가 최초 발견돼 도예계에 큰 관심을 불러 일의키고 있는 가운데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해남청자재현전’이 열린다.

천년동안 참들어 있던 해남청자를 4대에 이어 재현하고 있는 도예가 남강 정기봉(64)명장의 도예전이 “해남청자재현전”으로는 처음으로 오는 12월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전시회를 연다다

이번 전시는 해남청자 철화당초문매병, 철화목단문장고, 철화대반, 화형접시 등 천년을 뛰어 넘은 재현 작품과 실생활에 사용했던 실용자기(접시류,완류,유병 등) 30여점과 청자 전성기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돼 초기 청자와 전성기 청자를 비교 관람할 수 있는 최초 전시회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산이면 진산리 도요지에서 천년전에 만들어졌던 연주용 장고를 재현해 전시장에서 국악인들이 직접 연주하게 돼 청아한 음률이 천년을 머금은 소리가 관람객들을 유혹하게 될 것으로 기대 된다.

3代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30여년 동안 만들어 온 해남청자 재현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주용 장고는 지난 92년에 전국 최초로 재현에 성공해 국악인들이 직접 연주하면서 찬사를 보낸 작품이다.

기존 오동나무 장고보다 청아하고 맑은 소리는 국악 애호가들의 귀를 자극해 큰 관심을 불러 일의켰다.

정기봉 도예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해남청자가 청자의 아류인 녹청자로 분류하면서 지금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특별전과 최근에 화원면신덕리 일대 도요지에서 국내 최대의 가마터가 발굴되고 대규모 집단 가마터가 확인된 만큼 이제 완전한 ‘해남청자’라는 이름으로 한국 도자사에 다시 정리되야 한다고”말했다.

지난 10일 해남화원면 청자요지 발굴조사 현장설명회에서 화원면 청자요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초기청자 가마로 불창시설을 갖춘 50m 이상으로 대형가마로 보고됐다.

화원면 신덕리 가마는 지금까지 한번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고급 비색청자 구현에 쓰이던 당대 최첨단 기술이다.

특히 불창시설 발견으로 해남지역에서 강진보다 이른 시기에 고도의 기술을 토대로 한 독자적인 고급 청자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초기 청자의 구조와 계통에 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 된다.

해남 화원면 청자요지는 신덕리와 금평리 일대에 가마터 59개소에서 90여기 가마가 분포한 대규모 가마터로, 초기 청자 가마가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유적이다.

고려시대 초반 국내 자기 발생의 단서와 초기 청자의 기형 변화 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유적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그동안 1기만이 발굴조사가 이뤄져 구체적인 성격은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해남군은 올해 해남청자요지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굴 조사 결과 청자요지 유적지 내에서 길이 50m에 달하는 대형 진흙가마를 비롯해 중국 월주요의 비색(秘色) 청자를 구현한 최고급 청자파편 유물 수백여점도 발굴됐다.

불창시설이 조성된 진흙가마는 지금까지 조사된 한반도 남서부지역 진흙가마 중 최대 규모다. 그 동안 한반도 남서부지역의 초기 청자가마는 길이 약 10∼20m 이내의 소규모 토축요로 알려져 있다.

해남군 산이면 진산리와 화원 신덕리 일대에 156기 이상 도자기 가마가 확인돼 국가사적지로 지정된지 35년 동안 잠자다가 지난해 목포해양문화재연구소 특별전으로 학계와 도예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천년의 잠에서 깨어나 토기에서 시유자기(최초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의 원조로 저장용기로 사용됐던 토기에서 실생활에서 생활자기로 사용한 최초의 도자기인 해남청자가 한국도자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초기청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그릇들이 주로 생산되다가 11세기 후반에 이르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형태와 색상, 무늬, 제작기법 등이 독창적인 기술로 새롭게 변화하고 발전했다.

해남청자에도 색깔있는 안료를 사용한 철화기법이 등장했다.

소박하고 은은한 빛깔의 해남청자는 당시 고려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해서 10세기 무렵부터 12세기까지 수많은 가마의 생산품들이 서해와 남해로 바닷길이 열린 해남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비지로 유통됐다.

고려인들이 사랑했던 해남청자가 최근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특별전에는 수중 발굴후 15년 동안 보존 복원과정을 거쳐 공개되는 고려해남청자 운반선 ‘군산 십이동파도선’과 바다의 바람, 흙, 불이 빚는 해남가마터의 청자들을 만났다.

고려시대에 해남지역에 생산된 소박한 멋의 녹갈빛 그릇은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 해남지역(죽산현)은 통일신라시대 말에서 고려시대에 최대규모의 청자생산지역으로 해남 화원반도와 산이반도에는 강진보다 시대가 앞서고 더 많은 청자가마가 생산됐다.

1천년전 바닷속에 묻혀 있던 십이동파도선은 2003년 조개잡이 잠수부가 청자무더기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져 난파선 1척과 발굴된 유물은 청자와 도기 선상생활용 도구, 도자기포장재료, 밧줄, 닻돌 등 모두 8천743점으로 이 가운데 청자가 8천122점이다.

특히 목간(나무조각에 글자가 적힌 화물표)에 죽산현(현. 산이면,마산면)으로 적혀져 생산지와 시기가 밝혀져 십이동파도선에서 발견된 도자기는 예전의 청자의 아류로 서민들이 사용하던 그릇으로 알려졌던 것이 확실해 강진청자보다 생산시기가 앞서고 대규모였다는 것이 발견된 목간(화물표)에 나타나 생산년도와 지역에 대한 논란이 종식되고 해남청자로 명명돼 한국 도예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해 전시회에서는 수중 발굴 15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군산 십이동파도선을 비롯한 인양선박과 난파선에서 출수된 해남청자 2,500여점을 선보였는데 상감청자와는 다른 독자적 영역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해남청자 예술의 진수를 만날 수 있었다.

또 전국 각지의 녹청자 가마터를 비롯해 고려시대 생활문화 소개 등 해남청자의 생산과 운송, 소비양상을 담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돼 아직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초기청자 제작시기와 제작집단, 소비유통 등에 대한 단초도 제공하고 있다.

해남군에는 사적 제310호로 지정된 ‘해남 진산리 청자요지’100여 기와 전라남도 기념물 제220호로 지정된 ‘해남 화원면 청자요지’80여기 등 총 180여기의 요지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지표조사 결과 조사된 미지정 요지까지 포함하면 총 200여기의 요지가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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